기억과 망각

  무엇이 기억되고, 무엇이 망각되고 있는가.    과거의 기억은 살아있다. 이를 경험한 인간의 육신 곳곳에.  하지만 과거의 기억과 경험은 사라진다. 인간의 죽음과 함께. 새로이 자라나는 사람들은 모른다. 과거의 슬픔과 고통이 자리하는 순간의 역사들에 대해.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나의 몸과 마음은 알지 못한다.  한국전쟁의 기억도, 유신의 경험도, 군사정권의 체험도, 광주학살의 공포도 알지 못한다. 내게는 그와 관련된 […]

돈키호테를 죽인 남자

  나는 돈키호테를 죽일 용기가 있는가.    영화가 끝난 후,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시간. 올라가는 자막 너머로, 어느 ‘한 사람’이 보였다. 그리스인 조르바와 돈키호테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조르바와 돈키호테의 삶과 정신을 사랑하고 알면서도, 정작 자신의 삶 앞에서는 참으로 굼뜬 사람이다. 그들의 삶을 예찬하고 그에 감동하면서도, 여전히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낸 다양한 박스 속에 갇혀 살아가고 있다. 냉엄한 현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