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사람 속에는 보이지 않는 슬픔이 있다. 여러 사람들이 모인 각각의 사회공동체 속에도 저마다의 다른 슬픔이 있다. 오늘날 세계 각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역시, 역사 속에서 노예제나 계급제, 제국주의와 전쟁, 각종 차별 속에서 저마다의 다른 슬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 슬픔의 기억은 서로 공유되고 소통되지 못한다. 저마다의 사람 속에 갇혀 있고, 잠들어 있을 뿐이다. 사람들은 아니, 세계 시민들은 '슬픔'으로 서로 공감하고 인간적인 연대를 이룰 수 있을까. 세상에는 여전히 국가폭력과 자본폭력이 쉽게 벌어지고 있고, 그로부터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와 당신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에게 가닿지 못하는 그들의 목소리와 상처는 쉽게 잊혀지고 만다. 사회폭력 앞에서 가장 무방비로 노출되어있는 민중들은 앞으로 그동안의 고립과 단절의 벽을 깨고, 새로운 소통과 연대의 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그들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끊임없이 환기시켜 나가는 것이 살아남은 자의 일이요,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부디 나의 무딘 마음과 발이, 누군가의 슬픔과 고통 앞에서 깊이 머무를 수 있기를.

히로시마 평화축제

(히로시마 원폭, 2018.08)

대만의 2.28

(대만의 4.3, 2016.11)